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깨운다.
"이봐~ 겨울이 오고 있어"
나무는 바람이 흔드는대로 제 몸을 흔들어 지난 여름의 무성한 이파리를 내려놓는다.
잘가, 내년에 또 보자.​

싫어하면서도 계속 가까이하던 아주 오래된 습관. 

친구녀석 때문에 배우게 된 담배와 이제 작별을 고한다. 

금연 

그리고 새로운 습관 하나를 빈 공간에 채운다.

가볍게 슬렁 슬렁 해보자!



내게는 스산하고 음침한 게절 겨울이 오고 있다. 

가뜩이나 상반기부터 사건사고가 많아서인지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되는 해인 듯 싶다. 



불현 듯, 1989년도 영화 <Always -영혼은 그대 곁에>가 보고 싶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이 음악이 듣고 싶었나보다. 이 음악을 들으면 당연히 생각나는 영상이 바로 이 영화.  

토요명화인지 일요명화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으나, 당시  TV를 통해서 이 영화를 접했다. <사랑과 영혼>이 워낙 히트를 쳤기 때문에 그 영화의 아류작처럼 보였지만 실은 그 이전에 개봉했던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였으나 관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이 영화가 어렴풋이 기억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 영화가 불현듯 떠올랐다.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시간, 

사랑하는 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하고, 떠나가야 하는 순간,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진정한 놓아버림을 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던 그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보고 펑펑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부모님은 당신들이 죽을 때,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울라하면서 웃으면서 날 놀리던 기억도 난다. 


이 영화를 다시 떠올르는 건, 아마도 펑펑 울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고통을 털어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나보다.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음악은 당연히 Smoke gets in your eyes.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며 혼자서 춤을 추던 홀리 헌터에게 다가가 죽은 영혼이 된 리차드 드레이퓨스가 같이 춤을 추던 장면.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두 눈을 부릅뜨고 이 제목을 찾아내기 위해 텔레비전 앞에 딱 붙어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이 노래를 찾아서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들었던 것 같다. 이 음악에 맞춰 주인공이 그러했듯이 춤을 너풀 너풀 추던 빛바랜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게 소중한 것들, 소중한 감정들을 다시 일깨워 준다. 

난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내 안에 채워져 있는 사랑을 나누고 싶다. 

간혹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하더라도 

나는 다시사랑을 할 것이다. 

내 안에 넘쳐 흐르는 사랑을 물 흐르듯, 서로가 융화하듯 건네주고 받고 싶다.








진정한 사랑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물음에

난 물론 이렇게 대답했어

마음 속에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사랑에 빠지면 모두

눈이 멀게 된다고들 하지

타오르는 가슴으로 사랑을 하면

눈이 시려오게 된다는 걸

깨달아야 해


내 사랑을 의심하는 그들을

비웃으며 난 웃어 넘겼지

하지만 오늘 내 사랑 멀리 떠났어

나를 두고 말이야


숨길 수 없는 나의 눈물을 보고

친구들은 웃으며 나를 조롱하지

그래서 난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

사랑의 불꽃이 꺼지고 나서

그 연기에 눈물이 나는 거라고...







가을 하늘이 참 높고 푸르다.

구름도 하얗고 몽실 몽실 참 폭신 폭신

보기에도 참 보드랍다.


우울한 하루,

찬란한 오후 낮의 풍경이 참...

눈물겹다.


가을이다.

우울도 저 하늘처럼

끝없이 높고 푸르다.


시린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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