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스산하고 음침한 게절 겨울이 오고 있다. 

가뜩이나 상반기부터 사건사고가 많아서인지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되는 해인 듯 싶다. 



불현 듯, 1989년도 영화 <Always -영혼은 그대 곁에>가 보고 싶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이 음악이 듣고 싶었나보다. 이 음악을 들으면 당연히 생각나는 영상이 바로 이 영화.  

토요명화인지 일요명화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으나, 당시  TV를 통해서 이 영화를 접했다. <사랑과 영혼>이 워낙 히트를 쳤기 때문에 그 영화의 아류작처럼 보였지만 실은 그 이전에 개봉했던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였으나 관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이 영화가 어렴풋이 기억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 영화가 불현듯 떠올랐다.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시간, 

사랑하는 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하고, 떠나가야 하는 순간,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진정한 놓아버림을 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던 그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보고 펑펑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부모님은 당신들이 죽을 때,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울라하면서 웃으면서 날 놀리던 기억도 난다. 


이 영화를 다시 떠올르는 건, 아마도 펑펑 울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고통을 털어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나보다.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음악은 당연히 Smoke gets in your eyes.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며 혼자서 춤을 추던 홀리 헌터에게 다가가 죽은 영혼이 된 리차드 드레이퓨스가 같이 춤을 추던 장면.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두 눈을 부릅뜨고 이 제목을 찾아내기 위해 텔레비전 앞에 딱 붙어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이 노래를 찾아서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들었던 것 같다. 이 음악에 맞춰 주인공이 그러했듯이 춤을 너풀 너풀 추던 빛바랜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게 소중한 것들, 소중한 감정들을 다시 일깨워 준다. 

난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내 안에 채워져 있는 사랑을 나누고 싶다. 

간혹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하더라도 

나는 다시사랑을 할 것이다. 

내 안에 넘쳐 흐르는 사랑을 물 흐르듯, 서로가 융화하듯 건네주고 받고 싶다.








진정한 사랑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물음에

난 물론 이렇게 대답했어

마음 속에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사랑에 빠지면 모두

눈이 멀게 된다고들 하지

타오르는 가슴으로 사랑을 하면

눈이 시려오게 된다는 걸

깨달아야 해


내 사랑을 의심하는 그들을

비웃으며 난 웃어 넘겼지

하지만 오늘 내 사랑 멀리 떠났어

나를 두고 말이야


숨길 수 없는 나의 눈물을 보고

친구들은 웃으며 나를 조롱하지

그래서 난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

사랑의 불꽃이 꺼지고 나서

그 연기에 눈물이 나는 거라고...







영화를 볼 때, 배경음악이 좋으면 영상과 함께 전달되는 것이 감정이다. 

며칠 전 <Begin Again>을 봤을 때, 간만에 내 안에 있는 그 감정을 느꼈다.


물론 배우가 지닌 매력도 한 몫 한다. <You can count on me>라는 영화에서 개망나니 동생역으로 나온 마크 러팔로는 사회부적응자로서의 역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냈었다. 이후로 마크 러팔로가 나오는 영화는 꼭 봤었다. 그러나 나도 내 안에 삐뚤어진 면이 있는지 유명해지고 인기가 많아지면서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비긴어게인>에서 그가 맡은 한 물간 프로듀서의 캐릭터를 볼 때 역시 마크가 딱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가장 좋았던 좋은 시절은 언제일까?

그래미 상까지 받으며 유명세를 떨쳤으나 지금은 한물간 퇴물이 되어버린 음반 프로듀서 댄의 과거,

많은 여성들의 인기를 받으며 그 인기에 부응하고자 마음이 변해버린 스타 데이브의 현재.



그레타와 댄이 이어폰의 음악을 공유하며 뉴욕 거리를 거닐던 그 순간, 무료하고 흔한 일상의 모습들은 무언가 특별하고 의미있게 다가온다. 

음악이 주는 힘이다. 


지금 이 순간, 

흔한 일상같은 지금의 한 순간, 한 순간

매일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

내가 하는 일, 하나 하나가

다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음악은 거기에 다른 시각, 감정을 덧 붙임으로써 우리의 삶을 더욱 값지게 만든다. 



음악을 들으며 다시 마음을 다진다. 

그래 다시 시작이야. 

<Begin Again>



 




For Once in My Life - Stevie Wonder


For once in my life I have someone who needs me
Someone I've needed so long
For once, unafraid, I can go where life leads me
And somehow I know I'll be strong

For once I can touch what my heart used to dream of
Long before I knew
Someone warm like you
Would make my dreams come true

For once in my life I won't let sorrow hurt me
Not like it hurt me before
For once, I have something I know won't desert me
I'm not alone anymore

For once, I can say, this is mine, you can't take it
As long as I know I have love, I can make it
For once in my life, I have someone who need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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