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핑크빛 폴더폰을 사드린 지 어언 4년이 지났다. 
그 사이 엄마는 친구분들이 스마트 폰으로 바꿨다면서 내게 부럽다는 듯이 말을 건네곤했다. 
작년 요 맘 때, 내 핸드폰을 바꾸면서 엄마 핸드폰도 스마트폰으로 바꿔주기로 했었으나...구매 직전 엄마는 마음을 바꿔 스마트폰은 쓸데없이 비싸다며 폴더폰이 편하다면서 거절했었다. 마침 친구가 핸드폰을 바꾼다길래 이 기회에 해드릴까 싶어 혹시나 하고 스마트폰 얘길 꺼냈더니, 이번엔 거절없이 흔쾌히 바꾸시겠다고 한다.

전화로 엄마에게 핸드폰 새로 할 생각있냐고 여쭤봤다.
"뭘로 바꿔줄까? 내가 알아서 살까? 저렴한 걸로?"
"응...그렇게 안그래도 바꿀려고 했는데...나만 폴더폰이야...최신형으로 바꿔줘~"
"어..엉? 최신형 어떤거? 엄마 친구분들은 어떤 거 쓰시는데?"
수화기 너머로 엄마는 같이 있던 친구분들께 물어본다.
"노트"

핸드폰 가게 사장님은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으신다. 
"요즘 어르신들도 샵에 오셔서 저렴한 거 아무거나 쓰시겠다고 하시고는 흡족해하는 물건 고르시라하면 가장 최신폰을 고르시더라구요."

오늘 엄마에게 최종의사를 물어보고 핸드폰 계약을 완료했다. 
엄마는 전화기 너머로 말을 건네신다.
"이야~~ 우리 효녀딸! 얼마전에 네 이름을 꼴보기 싫어서 효녀딸로 바꿨더니 진짜 효녀딸 됐네~ 새 핸드폰 기다리는 게 너무 떨린다야~ 고맙습니당~"

엄마랑 기분좋게 전화로 수다를 떨다가
"저 오늘도 늦어요"라고 했더니
엄마는 기분좋게 샤랄라~ 응! 하고는 전화를 끊으신다. 
점점 더 울 엄마는 귀요미로 변신중이시다.

그런데 걱정이다. 몇 년간 써 본적 없는 안드로이드 핸드폰 사용법을 엄마에게 화내지 않고 잘 가르쳐 줄 수 있을만큼 내가 잘 익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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