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출근길,

갑자기 도로위 주행하던 차가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비상등을 키고 터널 진입하기 전에 세웠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운전석의 앞바퀴가 빠져서 데구르르 3차선 도로쪽으로 빠지는 게 아닌가. 

큰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싶은데,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차 딜러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우선 직장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얘기하고 대신 수업을 진행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의 떨리는 목소리를 알아채셨는지 인턴 강사분께서 나 대신 보험사에 신고를 해주셨다. 

우여곡절 끝에 견인 서비스를 불렀으나, 앞바퀴가 없어 범퍼가 나갈 위험이 있으니 다른 견인차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타이어 전문점에 가서 교체하고 났더니 오전시간은 다 지나가고, 아직 떨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휴식을 취하며 느긋한 척, 여유로운 척 코스프레를 하며 진정모드로 전환을 하고자 노력했다. 


이 와중에 오늘 눈은 예쁘게도 내렸다.


오후, 

창밖에 고개를 내밀고 하염없이 내리는 함박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불현듯 '난 참 운이 좋은 아이구나.'를 새삼 깨닫는다. 

사람들이 있어 나를 진정 시켜주고, 차를 데려다 고쳐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오전에 이 일이 없었으면 필히 이 미끄러운 얼음눈길에 사고가 났을 것이며, 

사고가 났으면 뼈도 못 추리고 큰 일 났겠다 싶다.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그리고 

나를 보살펴주는 우주의 기운에게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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