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드립하면 나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설레인다.
뜨거운 물이 원두에 닿을 때, 마치 향긋한 향을 품어내기 위해 힘껏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듯 서서히 부풀어 오른다.



마치 첫 사랑의 설레임과 같이...꼭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두근거림과 같이...

드립커피의 뜸들임은 무언가를 시작할 때의 초심을 다시 알려주는 삶의 리셋버튼같다고 할까나...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는 여러가지인데, 그 종류와 방식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핸드드립의 경우에도 다양한 추출기구들이 있다.

* 칼리타(Kalitta) : 추출구가 3개, 리브(추출기구의 빗살무늬인데 물을 부었을 때, 물길과 공기가 빠져나가는 역할을 한다)가 전체적으로 되어 있다. 흔히 사용하는 드리퍼 중에 하나다.  
* 융 : 그야 말로 융재질로 된 드리퍼로 커피향을 그대로 추출할 수 있다. 단, 보관방법이 까다로운데, 찬물로 냉장보관해야하고,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물기가 있는 채로 냉동보관한다. 한번 융드립을 먹어보면 맑고 부드러운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다.(아...융드리퍼 사고파~)
* 메리타(Melitta) : 추출구가 1개로 빗살무늬는 중간부터 되어 있다. 이 드리퍼는 쓴맛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추출기다.
* 고노(Kono) : 큰 추출구가 1개, 리브가 중간 높이까지 있고 띄엄 띄엄 있다. 절반정도까지 드립하고, 5~6회 정도 속도를 내서 드립하면 신맛이 강조된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 하리오 : 추출구가 1개로 나선형으로 드리퍼 끝까지 퍼져 있다.

내가 사용하는 드리퍼는 칼리타인데 흔히들 사용하는 종류다.
어느 정도 커피 맛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융 드립 외에는 다른 드리퍼를 사용하지 않아서 맛의 차이를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 핸드드립을 할 때, 나도 몰랐던 나의 수전증 현상으로 그 어렵다는 물방울 점드립을 했다~
자꾸 하다보면 익숙해지는데, 30초에서 1분 가량 커피 뜸들이는 시간을 갖는다.
신선한 원두를 사용할 경우, 뜸을 들일 때 숨을 깊이 들이마시듯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다. 이때, 커피가 똑 똑하고 방울처럼 떨어지면 뜸이 잘 된거라 한다. 그리고 2~3번의 추출을 하면 된다. 
바깥 부분에는 카페인과 종이필터 맛이 베어나오기 때문에 물이 닿지 않게 일정한 속도로 2번 정도 드립하고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멈추면 된다. 커피를 많이 마시겠다고 욕심내서 3번 이상 하게 되면 오히려 쓴맛!을 볼 수 있다. 크하하

뜸을 들인 후, 조심스럽게 일정한 방향으로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드립해야 한다.
그야 말로 커피를 만드는 이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커피다.

다 추출하고 남은 원두 역시 쓸모가 많다. 커피비누로도 재활용될 수 있다. 그것도 귀찮다...그럼 그냥 버리지 않고, 삼실 책상위에 그대로 올려놓는다. 커피원두 찌꺼기의 잔향은 오랫동안 사무실 안에 그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다. 

삶과 죽음과 비유할 수 있는 핸드드립의 매력에
나의 삶을 다시 생각해본다.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은은한 커피향이 그리워
가벼웁게 침대에서 일어나 물을 끓인다. 





                             난 커피를 사랑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 때, 방청소하면서 아는 사람과 전화통화한 시간이다.
난생 처음으로 휴대폰으로 이렇게 길게 통화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
아... 목 아프다... 

그래도 내가 몰랐던 많은 사건과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휴대폰 요금은 얼마나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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